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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시절이라는 영화가 개봉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많은 기대를 했다. 중화권의 영화 중에서 나에게 아주 인상이 깊었던 '첨밀밀'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의 내용은 첨밀밀과 전혀 상관이 없는 내용이지만 중화권에서 촬영된 사랑이야기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다.

미국에서 유학했던 젊은 시절, 서로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했던 동하와 메이는 중국으로 출장 온 동하가 우연찮게 메이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메이에게 다가서는 동하지만, 열릴듯 하면서도 열리지 않는 메이의 마음을 '내색하지 않는 재촉'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메이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고서 동하는 메이를 떠나려 하지만 메이의 남편이 사고로 죽었다는 것. 그리고 그 사고로 인해 메이가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하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다시 한번 우리의 사랑이 시작되길 원하는 마음을 담아, 그들의 추억인 '자전거'를 선물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는 영상이 아름답다. 화려하게 아름다움이 아닌, 은은히 퍼지는 얇은 꽃내음 같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추억에 기반해서 현실의 이야기를 꾸려나가기 때문에 영상의 포커스가 선명한 듯하면서도, 마치 과거를 회상하는 것처럼 미세하게 흐려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아름다움 속에서 지진의 폐허를 녹여놨는데, 아마도 메이의 아픔을 좀 더 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된다. 그러한 아픔을 안아줄 수 있는 동하의 사랑은 작지만 크게 느껴지도록 한 것같다.

호우시절은 전체적으로 봤을때 지루한 영화에 속한다. 극적인 기승전결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주인공인 정우성은 약간은 어리숙하면서도 진지한 모습으로 나온다. 감독도 흘러가는 전개를 타이트하게 잡을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와중에 동하가 다니는 회사의 '중국 지사장'인 감초를 한명 투입하여 지루하다 싶으면 살짝 웃게 해주고, 또 지루하다 싶으면 살짝웃게 만든다. 어찌보면 '장난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편이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화에 있어서 '자전거'는 대단히 중요한 연결고리이다. 자전거로 어색했던 사이를 푸는 고리가 되고, 자전거가 메이의 아픔을 나타내는 고리가 되기도 하며, 그 아픔을 치유하고 새롭게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의 고리가 되기도 한다. '의미 부여'라는 측면에 있어서 조금은 억지스러운 면도 없지않아 있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크게 신경쓰이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못내 아쉬웠던 점이 처음에 동하가 메이를 만나는 우연함에 있어서 너무나 메끄럽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조금 더 생동감있게 조금 더 극적인 놀라움이 따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괜찮은 좋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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